벌판에 서서-첫 실패

김균 방 조회 수 1000 추천 수 2 2009.11.28 05:31:28

벌판에 서서-첫 실패

 

중국은 넓다

중원이란 “중국 본토의 중심 지역. 황하강 중류의 남북 양안의 지역”을 말한다

중원의 이북에 위치한 내몽고는 118만m2인데 인구는 약 2300만명이다

우리나라가 22만m2인데 지금 남북으로 나눴으니까 남한이 12만m2쯤 되는지

거기에다 인구는 거의 5000만명이다

땅은 1/10인데 인구는 100% 이상 많은 구조이다

 

그러고 보니 내몽고에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를 알겠다

가도 가도 끝도 없는 초원이며 여름철에는 이름모를 꽃들이 만발한다

그 꽃 속에는 야생 양귀비도 억수로 피어 있었다

겨울 초원은 우리나라 잔디밭 같다 그 위에 눈이 덮히고 쓸쓸하기 그지없다

 

내가 개척한 길은 여름에만 사용이 가능한 길이었다

그 길을 따라 교역하는 사람들이 종종 다니기 때문에

그 계절에는 사람이 국경 근처를 가도 별 이상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탈북자는 그곳 검문소를 지나

3일 길을 북으로 걸어야 몽골의 인가가 나오는 그런 길이었다

그래서 겨울에는 될 있는 대로 남쪽으로 보내거나 더 북쪽으로 보내어서

인가가 있고 도시가 형성되고 몽골 러시아로 가는 기찻길이 있는 곳을 선택해서

거기서 국경을 넘도록 했다

 

겨울은 그 길에 사람이 없다 허허 벌판 녹아내린 잡초만 널려있는 곳

아무리 못 가라해도 그들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이었다

“장로님 북한에서 살 때는 이 보다 더 험했어요. 그러니 며칠 고생하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아니야 거긴 요사이 인적이 없어 그러니 노출되기 쉬어서 안돼”

그래도 꼭 간다고 우겨서 비박할 장비까지 다 사 줬더니 짐이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 길 갔다가 9명이 잡혔다

잘 울지도 않는 내가 많이도 울었다

북경으로 가서 우리나라 영사를 만났다

그들을 통해서 국가 안전국도 통했다

그리고 곧 석방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들 찾으러 내몽고로 갔었다

 

그런데 갔더니 탈북자 8명은 북한으로 벌써 송환해 버렸는데

그 중 남자 3명은 장춘쯤에서 탈출해 버렸고

인도하던 한국인 1명만 남아있었다

 

오늘 나온다 또 오늘 나온다 하면서 1주일을 그곳에 있었는데

그만 독감에 걸려버렸다

그 당시 사스가 창궐하던 때라 사스 검진까지 받았고

그리고 밥 한 숟가락 물에 말아 먹으면서 버텼다

금요일 밤 북경에서 연락이 왔는데 그만 철수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불이야불이야 회족자치구 은천까지 버스로 9시간 걸려서 나왔다

(그 때 독감 걸린 것 두 달을 앓았다.

집으로 와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아서 두어 숟가락 물에 말아 먹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후유증으로 고생을 한다.

10년에 한 번쯤 하던 감기가 너무 자주 든다)

 

그런데 뒤에 듣기로는 심문을 받은 아이들 전부가 이랬다는 것이다

“우리가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오더니 너 한국 갈래? 내가 데려다 줄게”

“그래서 그에게 한국 가서 얼마 주기로 했냐?”

그 당시 브로커가 받는 가격이 300만원이었다

“한국 가서 300만원 달라고 했지?”

“네”

그들은 자의로 탈출하다가 국경 가까이서 걸리면 처벌을 많이 받으니까

될 수 있는 데로 타의에 의해 국경을 넘으려 했다고 조서를 만든다고 한다.

부지불식간에 내가 브로커가 되었었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밖에서

그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그가 나왔고 내가 신병인수 받으러 갔다면 그 즉시 내가 그곳에 수감될 것이었다

그들이 모두 나를 브로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과 관련된 브로커를 싫어한다 인신 매매범 정도로 친다

그런데 북경에서 빨리 출소가 안 되겠다고 나를 도로 북경으로 불렀다

이 이야기를 들은 후에 내가 느낀 것은 내게는 아직 때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잡히지 말라고 나를 철수시킨 후에 그가 풀려 나오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라고 수없이 외쳤다

 

그 후 출감한 그가 우리 집으로 왔다

내가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왔다

아마 할말이 있었나 보다

고생을 하고 햇빛을 보지 못해서 얼굴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리고 수 없이 하는 말

“장로님 중국가지 마십시오”

내가 물었다

“너 뭐라고 불었냐?”

묵묵부답

“난 한 번은 잡힐 것 각오하고 있다 그러니 날보고 그런 말 하지 말라”

그리고는 중국 다시는 가지 말라고 당부만 하고 갔다

 

중국은 넓다

벌판을 지나다 보면 꼭 우리나라 60년대 같은데

도시로 들어가면 오늘의 우리 야경과 다를 바 없다

그런 나라에서 오늘도 언제 잡힐지 몰라서 고통 속에서 사는 외국인이 있고

헬리콥터 타고서 출퇴근하는 사장도 있다

언제 이런 나라에 복음이 판치게 될까?

우리 할 일은 너무도 많고 갈 길은 너무도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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