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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집에서 저녁을 초대합니다. 꼭오세요." L장로부인이 안식일예배마치고 파트락하는 도중 다가와서 하는 말이다. 그간 4개월동안 처음으로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K부인은 S집사의 친절과 안내로 진리에 겨우 눈뜨기 시작한 신참신자였다.


그동안 K부인은 이민 7년간 아들하나 데리고 남편과 억척스럽게도 살아왔다. 조그마한 가게에서 하루 열두시간 매달리며 쉬는날 없이 살다보니 항상 무언가 허전함을 느끼며 한국에 있을때 다니던 조그마한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하며 가르치며 보람을 느끼던일들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언젠가는 이런일들을 청산하고 휴가도 가지며 하나있는 아들과 시간도 같이 보내며 조금더 여유있는 생활을 하고 싶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한 보람도있고 해서 조금 경제적으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한 처지에 이르렀다. 간혹 남편에게 "여보,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될까요?...우리도 이젠 이렇게 다람쥐 채바퀴같은 보람없는 삶에서 벗어나 다른직업... 주말에도 여유를 가질수 있는 그런것을 구해 봅시다..." 남편도 " 응... 나도 우리 아들하고 시간도 가지고 주말에는 교회도 나가고...." 하며 말끝을 흐렸다. 그런중에 가까운 이웃에 사는 S를 만나게 되었고 친구로 사귀면서 무엇인가 끌리는 정을 느끼며 교제를 나누고 있었다. 성경공부를 같이 하자는 제의도 거부감없이 같이 할수있었다. 일주일중 화요일 저녁 8시부터 30분동안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옛날에 느끼지 못했던것들을 성경에서 느끼며 열심히 공부했다. 그런데 갑자기 나오기 시작한 안식일문제는 당분간 K부인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 안식교는 이단이라는데..." 미소를 뛰며 "성경으로 봅시다." 하는 S집사님의 자세하고 진지한 설명들은 K부인의 마음을 새로운진리에 심취하게 만들었다.


"네 그렇게 하지요. 집을 어떻게 가지요?" "여기 지도가 있습니다." 미리 준비한 지도를 한장 건네준 L장로부인은 다른사람들에게 지도를 주려고 건너갔다. '이제 이교회에 나오기로 했으니 여러신자들과 사귀어야지... L장로부인은 그동안 교회에서 인사만하고 지냈는데...'  집에 가서는 하루종일 일을해서 피곤하다는 남편을 겨우 설득해서 옷을 입고는 나왔다. 8년된 뷰잌차를 시동걸때 시동이 잘걸리지 읺았다."이제 이차도 갈아치울때가 됐군." 남편이 돌아보며 웃었다. 그동안 참 검소하게도 살아왔다. 남이 놀때 놀지않고 남들은 좋은차에다 큰집에 살때 진짜 개미처럼 일만하고 살아왓다. 지도를 보며 길을 찾는다. "어.. 여기는 부자들만 사는 동넨데... 그사람 뭐하는 사람이래?" 남편이 여기저기 둘러보며 물어본다. "무슨 큰 business를 두어개 한다고 그래요. 나도 잘은 몰라요." "우리도 이곳에 집이나 하나 살까?" 남편이 씩 웃으며 말한다. 조금가자 많은차들이 주차돼 있으며 한집에 환한 조명등들이 환히 켜져있다. 정문에서 초인종을 누르니 문이 열리며 왁작지걸한 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L장로부인이 활짝 웃으며 맞이한다. "오셨군요. 들어 오세요." 남편은 조금 멋쩍은 눈치다. 대리석으로 단장된 입구위에 신발들이 산발돼있다. 여러사람들이 돌아보며 남편과 인사를 나눈다. "교회 좀 나오세요." "이렇게 같이 오시니까 보기가 좋습니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돌아본다. 빗가 번쩍한 가구들이 잘 배치되어있고 벽에는 돈꽤나 들인 그림들이 붙어있다. 패밀리룸 한쪽에는 스타인웨이라는 낯설은 이름의 거대한 그랜드 피아노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옆에는 상장이니 트로피니 여러가지들이 진열되어있다. 그것들을 구경하고 서 있는데 갑자기뒤에서 누군가가 말을한다. " 아! 이것은 우리아들이 이번에 지역 피아노 콘테스트에서 당선되서 따온것이얘요...우리애가 피아노에 무척 소질이 있거든요.... 그옆에 있는것은 태권도... 그다음에 야구부에서 MVP상 받은거얘요..." 어느새옆에 다가와서 수다를 떠는 L장로부인에 거부감이 느껴진다. K부인은 자신의 아들을 생각한다. 아들은 그동안 바쁘고해서 그냥 학교만 다니고 특별히 다른것들을 시키지 못한 죄책감과 자격지심이 마음을 누른다. 그래도 시간을 써주진 못했지만 아무런 문제 내지 않고 공부잘하고 건강하게 잘해주는것을 감사하게 느껴왔다. "K씨 아드님은 무슨악기를 하나요?... 우리 같이 악기하는 애들을 모아서 연습도 같이하고 특창도 하고 싶어서 그래요..... 바이올린?.... 첼로?..." K부인이 머뭇거리며 말을 한다."우리는 하도 바쁘게 살아서 그런것을....." 뜻밖이라는 듯한 눈치의 L장로부인 얼굴을 얼른 피하고 싶은 그런느낌이다. L장로부인은 말을 바꾸어 "아! 악기 같은것 못해도 괜찮지요..... 모두다 한다고 해서 다 잘 치는것도 아닌데..... 여러아이들이 악기다 무어다 하지만 진짜 소질이 없으면 나중에 중도 포기합디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이곳에서 유명한 죤슨선생님께 렛슨을 받는데.... 아주 소질이 있다나요.... 호호호." K부인은 L장로부인 얼굴을 드려다 본다. 교회에서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내면서 가졌던 좋은인상이 싹 가시는 기분이다. ".... 우리 아이가 이번에 학교에서 SAT시험을 쳤는데 그만 top 5 percentile 들도록 아주 우수하게 성적이 나왔어요..... 미국에서는 이런시험을 잘쳐야 좋은대학도 갈수 있지요... 아드님도 비슷한 나이라 시험을 쳤을텐데 어떻게 잘 나왔어요?... 만일 이번에 잘못쳤다면 아주좋은 '준비하는 학원'을 하나 소개시켜드릴께요.... 여하튼 우리들의 낙은 애들이 잘되는 거지요......" K부인의 마음이 조급해진다. "잠깐만요! 화장실을 조금..... " "내. 저쪽 왼편에 있어요... 거기 사람이 있으면 저희 매스터 베드룸화장실을 쓰세요. 이층 저..." 갑자기 현기증이 느껴진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저쪽 모퉁이에  어떤사람이 서 있다. 어두운 한 모퉁이에서 남편이 손에 담배를 들고는 먼 하늘을 쳐다보고있다. "응... 당신이야?..." 멋적은듯이 담배를 버리고 발로 짓밟는다. "당신 담배 끊었잖아요!....." "응... 답답해서 나왔어.... 이 사람들은 우리하고 틀린 사람들이야!" K부인은 다가와서 남편의 까칠한 손을 잡았다. 얼굴을 돌리며 먼 하늘 별들을 바라보는 눈에 눈물이 슬며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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