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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절 [無酵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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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절 [無酵節]

모진 추위를 이겨낸 청보리의 첫 이삭이 올라오는 날
누룩을 넣지 않고 구운 딱딱한 묵은 보리 떡을 먹는다
천천히 씹어 울음으로 삭인 고난의 겨울을 삼키자
지나간 쓰라린 상흔(傷痕)이 긴 역사의 틈새를 저민다
애굽을 떠나던 날,
그 밤으로 떠나기 위해 발효 시키지 못하고 급히 먹던
누룩 없는 떡은, 유월(逾越)의 고난을 보게 한다
골고다 언덕으로 가시던 날,
긴 날을 기다려온 마지막 저녁을 나누어 주시며
십자가 위에서 비추던 생명의 빛을 바라본다
딱딱한 떡으로 이레를 지나는 사이
몸에 밴 식욕 본능을 죽이고, 죄의 본성을 죽이고
육신 속에 가득한 영적 비만의 무게를 털어 낸다
의미를 곱씹는 약속의 떡에
다가올 혼인 잔치 장막의 꿈이 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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