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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의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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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근석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9.11.05 11:02 조회수 8,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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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의 실루엣                           오근석

 

 

차마 눈부셔 직시 못함인가

석양빛 등에 업은 너

앞치마 땟국 자욱 햇빛에 노출될까

광명의  뒤안길에

초연히 서 있구나

 

겸손하고 싶은거냐

누구처럼

쥐뿔도 없으면서 있는척

그러기보다야 훨씬 실한 거지

 

있음에도 없는척

먹장의 휘장 속에 숨어버려

검은 천, 으슬으슬한 피륙에

자기를 칭칭 감아버린 너

 

무표정을 표정으로 삼고

기둥처럼 서 있으니

말해다오

설음이냐, 기쁨이냐

헤아릴 길 없구나

 

자아중축의 현실세계

백주에 뽐내는 활보

살그니 뒤꿈치 허무는 음해

이런 짓들하고는 무관하려

노을 붉게 붉게 탈수록

너는 검게 검게 숯 되어 가는 거냐

 

석양 앞에 온몸 들어내도

찬란한 보석으로 설 수 없다면

부끄러 붉어진 얼굴 안보이려

차라리 그림자로 남겠다면

 

그 휘황찬란함의 석양이

자기자랑을 위함인 줄 아느냐

아니다

너를 곱게 곱게 꾸며주려 함이지

 

이걸 알면

낯뜨거워 얼굴 붉힐 걸?

노을마냥 볼때기 붉어질 걸?

아무 물감에나 물들지 않는

검은 치장 다행으로 여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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