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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교수가 가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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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면식도 없는 분이 세상을 떠났는데 마치 

형을 잃은 것 같은 우울함으로 몇일을 보내고 있다. 



꽤 오래 전에 한 여류 시인이 내게 건내 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맑은 영혼을 지닌 지성인이 있나 하며 감명을 받았었다. 

바로 신영복 교수시다. 

마침 내 아내는 그 분의 제자다. 

종종 그분의 강의를 들으며 감명을 받았던 일들을 말하곤 하였다. 

나보다 아내는 더 진한 우울에 빠진 것 같다. 



인터넷을 통하여 여러번 그분의 강의를 접하였다. 

한 시대를 풍미하는 지성인이 어떻게 저렇게 진솔 무구한가, 

격이 그리 고우신가 하고 감탄하였다. 



내가 나이가 있어서 건방스러워졌는지 

요즈음 그렇게 고운 지성인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읽을 책을 고르는데도 저자들을 보면서 쉽게 눈길이 가지지 않는다. 

이렇게 건방을 떨면 사람이 못쓰게 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왜 자꾸 그런 유혹에 빠지는지 모르겠다.



나보다 두살 위이신 신영복 교수님은 너무 일찍 가신 것 같다.

쏟아내지 못한 맑음과 밝음이 가득한체 가버리신 것 같아 못내 가슴이 저린다.

어느 고즈넉한 곳에서  맑게 솟던 시원한 샘물이 말라버린 것같은 심정이랄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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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경님의 댓글

no_profile 장도경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사님
한국삼육 교생시절
거기 있던 탁구대 앞에서
난공불락의 스메싱을 휘두르시던
젊은 모습이
교생이던 제 눈에 서어언 한데
이제는
조금 일찍 가고 조금 늦게 가는
인생사를 논하시며
주변에 맑은 샘물 없음을 한하시는
아직도 힘찬 스메싱 하나
날리십니까?

우리 인체 속에서
어디가 맑아야
나오는 물 (?)이 맑은지를
궁금해 하게하는 좋은 스메싱
한대 맞고 휘청거리는
아침

오랫동안 뵙지 못해도
얼마나 건강하실까? 도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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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배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강석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지원 탁구는 다 잊어버렸지만
늙는 소재는 영락없이 몸에 지니고 살지요.

늙으면 겸손해져야 하는데
경험이 좀 있어서인지
든 것 없는 주제에 지적 교만까지 있으니
병도큰병인가 해요.

그러다가 맘에 든 지성인을 대하면
또 꽤 겸손해지는 밥맛없는 이중성을 지니고
오늘도 늙어가고 있습니다.

올려주시는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지적 호기심과 추구력을 존중합니다.

늘 건필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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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寧熙님의 댓글

no_profile 李寧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영복 교수의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나무야 나무야 ' '더불어 숲' 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눈이 달린 손은 생각하는 손이다', 
' 나무가 나무에게 말합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오래토록 제 기억에 남아 있는  어록입니다

오랫만에 지면에서 목사님의 서정을 읽고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새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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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배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강석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무흠 반갑습니다.
간간히 올려주시는 좋은 글들 잘 읽었습니다.
신영복 교수의 글을 많이 읽지는 못했어요.
딱 한권입니다.
그 한권으로 그분의 정신세계에
한 호흡이 되었다는 건 제 정서와 통하는 게 많았던 모양입니다.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 고난의 다리를 통하여
동양학과 인지 철학의 깊이를 넘나드는
거장이 되셨으니 ...
참 아까운 인물입니다.

소위 까불지 않는 참한 지성인을
어디 그리 쉽게 만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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