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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사랑


하늘 아래엔 눈먼 사랑이

하나 있다


눈으로 낳은 자식이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가 않을까


자식들은 모두

어머니의 눈속에서 살고 있다


어디를 가도 그놈들만 보이고

어디에 서 있어도 그놈들이

제일 예쁘다


갓난이 시절엔

시도 때도 없이

종일 허기진 가슴을 빨아대도

한번도 밉게 보이지 않고

누워서 똥을 싸도 냄새도 맡을 수 없던

어머니는

당달이 봉사다


눈이 멀지 않고는 키울 수 없는

자식들을 키우라고

신은

어머니의 눈을 언제나

멀게 했나 보다


그 자식들이 행여 잘못되는 날에는

어머니의 눈이 아프다

오래가면

핏물도 고인다


그런 어머니가 할미가 되어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날에는

그 눈속에서 살던 자식들이

고아처럼

흩어지게 된다


하늘 아래

어머니는

오직 자식에게만

눈먼 사랑이다


하늘 위에 또

눈먼 사랑이 있다


딱 하나밖에 없는

자식 하나를 팔아서

다른 자식들을 데리고 왔다


자기 자식에게만 눈이 먼

하늘 아래의 어머니 보다

남의 자식에게 눈이 먼

하늘 아버지가 훨씬 더 눈이

멀었다


양자로 데려온 자식이

아버지의 재산을 달라고 해서

탕진하고

기진맥진해서 돌아 오는 날

집에 남아 있는 가장 좋은 것

다 팔아서 마지막 잔치를 한 만큼

아버지는 눈이 멀었다


재산은 안중에도 없는

아버지의 눈에는 오직

그 자식들의 목숨만

가득하고 또 소복하다


그 아버지의 눈이

나무로 만든 십자가라고 하는것을

알았던 한 자식이 말했다


"우리는 거기로 항상

담대하게 나아가자고"


오늘도 아버지는

나무뒤에서 눈을 감고

하루에도 수백번씩 넘어지는

자식들을 보지 않고

그 자식들이 돌아오는 발자국 소리만

듣는다


눈동자 같이


주무시지도 않고


자기 자식에게만 눈이 먼

사랑은

하늘 아래의 사랑이다


그 어머니는 언젠가

눈을 감는다


그러나 남의 자식에게 눈이 먼

사랑은

하늘 위에만 있는 사랑이다


이 아버지는 절대로 눈을

감지 않는다


영원히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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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님의 댓글

no_profile 윤은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멋지다!
아멘, 아멘이오.
곧 다가오는 아버지날에 효도 많이 받으시고
눈 먼, 곁에 있는 어머니 맘 잘 다독여주고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아버지 노릇 오래오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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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경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장도경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지원 선배님
바이블 랜드를 다녀 오시고 한층 새로운 눈을 떠서
여기로 돌아 오셨네요.
눈먼 존재가 이땅에 오셔서 남기셨던 흔적을
보며 그리도 감격해 하시는 모습 아릅답네요.

제 어미는 오래전에 눈을 감으셨읍니다.
제 아버지도 그렇고요.
아직도 눈은 멀었으나 제 말을 듣고 계신 분은
하늘 아버지 뿐입니다.

그분에게 아들로 발각이 되고 부터
자꾸 이상해지는 내 글들이 여러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하는 것
알면서도 왜 이런지 알다가도 모를 일 입니다.

언제나 후배의 글길에 오셔서
함께 노를 저어주는 선배님의 양팔에
힘을 더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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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윤은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지원 에이, 곁에 있는 '어머니'가 누구겠수?
아들들의 어머니지^^
이래저래 한바탕 또 웃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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