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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신 사모님 가시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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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리 급해서 이리도 황망히 떠나셨나요? 사모님의 든든한 등에 기대어 자주 묻어 나오던 목사님의 편안하던 미소는 어쩌시라고요? 사모님 닮아서 베풀기 좋아하고 희생과 양보와 은혜의 그릇이 무지하게 큰 행소 목사님의 무너지는 가슴은 또 어찌하라고요? 예수님께로 인도하는 사모님의 따뜻한 손길을 목놓아 기다리는 사람들은 어찌하라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리도 야속하게 정을 달리 하셨나요?

비행기 표 몇 푼 아껴서 이 쓸데없는 중생들을 위해 선교자금 하시려고 그렇게 힘든 여행 하시다가 이런 변을 당하셨나요. 자신의 빈속보다 남의 배속이 더 안타까워 당신 입에 들어가던 숟가락도 빼서 남의 입속에 집어넣던 당신…. 그래서 몸을 지탱할 기본 진액이 부족해진 당신 몸은 균형을 잘 잃고 그리도 자주 넘어졌던가 봅니다.

그래도 어찌 갈비뼈가 부러져가며, 팔다리 얼굴이 터지고 부어오르는데도 선교 여행을 서두르셨는지…. 병원에 가야 할 때에 빨간약만 바르고 감사함으로 허접한 비행기에 오르셨는지….

결혼초부터 주위에 널려있는 필요한 사람들의 등록금, 생활비, 병원비를 위해 전당포를 내 집 드나들듯 하시던 분. 어쩌다 값진 것이 손에 들어오면 눈여겨 봐뒀던 주위 사람들이 밟혀서 하루동안이라도  그것을 지닌 적이 있었던가요. 좋은 것은 당신 품에 있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안겨줘야 편하다는 생각 구조를 가진 분.

바삐 두루 다니면서 비밀요원처럼 아무도 모르게 하나님 백성의 가려운 곳을 가만히 긁어주고 필요함을 채워 주던 분. 숨어다니며 선행을 하지만 하늘 아래 비밀이 어디 있겠습니까. 마음이 상한 자, 기죽은 자, 눌린 자들의 손을 가만히 예수님께 끌어가시던 따뜻하던 당신의 손. 늘 겸손하고 수더분한 카리스마가 넘쳐서 아무도 감히 그 손을 거절하지를 못하지요. 부담 없는 명랑함으로 주위를 편안하고 밝게 만드시던 분.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고 늘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 주시던 당신은 성경의 삶을 몸으로 살았던 분입니다.

홍 목사님의 영성 있는 말씀과 영혼을 울리는 눈물 어린 호소 뒤에는 언제나 한결 같은 사모님의 희생과 사랑의 기운이 있음을 듣는 이들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속에서 목사님과 함께 단순한 삶을 살면서 작은 풀 하나, 꽃 한 송이, 돌멩이 조각에서도 우리 주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전하던 사모님

생각할수록 애통하고 원통하다. 이런 귀한 분이 어찌 이리도 빨리 가야만 했나. 이런 막대한 상실을 남은 이들이 어찌 감당하리오. 누구에게 이 책임을 물어야 하며 어떻게 이 원통함을 푼단 말인가.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란 말인가

그러나 이런 투정도 남은 자의 몫일 것이다. 아직 준비가 덜 된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우리 사모님은 하나님이 귀히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이라 편안한 잠을 주신 것인데 무슨 말을 하리요.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께서 당신과 의합한 사모님을 데리고 간 것인데 무슨 말을 하랴. 사랑하는 사람을 이제는 편히 쉬게 해주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의도한 사랑을 누가 탓할 수 있으랴.

쓰레기더미 같은 이 세상을 떠나 달콤한 잠에 빠져들어 간 사모님, 예수님의 빛을 반사하던 그 착한 행실을 본받아 저희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사모님 없이 가야 할 홍 목사님과 행소 목사님의 사역 여정에 하나님의 은혜와 기적의 홍수를 내려주시고 세상이 주지 못하는 하늘의 위로가 있길 바랍니다. 이것으로 더 깊은 통곡의 회개골짜기가 열리고 영광스러운 부활의 아침으로 속히 연결되길 간절한 맘으로 빌어봅니다.

나는 부활의 아침에 에스더 왕비보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보다 더 아름다운 황치신 사모님을 먼저 만나보고 싶다.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온 몸과 맘을 다해 불태워 바쳐 순교의 반열에 들어서신 사모님을 기립니다. 사모님 그때까지 편안하게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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