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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위덕 시인 시 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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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신


강위덕


뼈마디도 자주 쑤시면 친구가 된다 더운 물에 들어가 재스민, 라벤더, 이랑이랑, 몇 방울 떨어트리니 장작개비 같은 삭신도 내복처럼 유순해진다 가시를 안고 헤엄치는 삼치처럼 뼈마디 쑤시는 70대는 불행을 밥 먹듯 안고 살아도 행복한 듯 살아간다 거꾸로 매달려도 살만한 세상, 장롱 속에 행복의 속옷 냄새 물씬 풍기는 100세를 열어도 뼈마디 쑤시는 행복을 열망할 것이다

 

 

손톱


강위덕


집에는 10개의 창문이 있다 이 창문들은 안에서 밖을 보는 창문이 아니라 밖에서 안을 보는 것이라 했다 망원경 같다 망원경은 성능이 좋을수록 밤하늘의 별들도 좋아진다100년 전 사람에게는 유리가 많은 창문은 현대적이고 신비스러운 물체여서 골목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유리창을 깨트리면 혼쭐나는 세상이 100년이나 계속되었다 유리창은 있으나 없으나 똑 같은 것 같은데, 똑 같다고 말할 때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순진한 사람이야 이 바보야 이렇게 환한 유리창에서 유리창이 밤을 밀어 낼 때 어둠은 거울 속의 너를 훔쳐가는 것이야창문으로 집안을 샅샅이 들여다보노라면 창문도 신이 나서 집속의 별을 더 잘 보이게 하려고 점점 자라난다 참 신기하다 집의 하수구가 고장이 나면 창문은 비가 잘 내려가도록 골이 패이고 부엌 시설이 좋지 않으면 속을 잘 볼 수 있도록 항상 떠 있던 하얀 반달이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우리 집 창문은 매끈하고 둥근 천문대처럼 아름다워야 해 이 창문에는 365*의 안테나가 있어 우주에 떠 있는 365개의 사이버와 교신하고 있어 이쯤 되면 눈치를 챘을지 몰라 이 창문은 손톱을 두고 한 말이야 손톱은 우리의 건강을 들여다보는 창문과 같아 이것은 사실이야 눈은 마음의 창문이고 손톱은 건강의 척도라는 말도 있잖아 그러나 요사이 눈과 손톱은 가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어 눈과 손톱이 가짜라면 마음과 몸도 가짜야 인조손톱이 생겨난 이 후부터의 이야기야 콘택트렌즈로 동자의 색깔을 바꾸어 놓듯 인조 손톱이 판을 치는 세상이 오자 네일 싸롱을 해서 돈을 벌어 집 산 사람도 있어 핸디캡이 있는 여자가 화장을 두껍게 하듯 가짜 손톱이 있는 사람은 내장도 가짜야 아 그래서 고문 기술자들은 가짜 속, 가짜의 진실을 파내기 위해 손톱을 고문하지 손톱고문은 최악이야 천천히 천천히 송곳 끝을 손톱 속에 집어넣어 파 해치지 파르르 떨며 흘러나오는 파장, 고문기술자는 판독기술자라야 해 그들은 파장 속에 흘러나오는 거짓들을 판독하지 시인들은 이 파장을 슬픔이라 부르지 슬픔은 죽은 자식 불알 만지듯 애절한 것이야 다섯 개의 가시가 달린 별에게 찔려 슬퍼하는 보름달의 헛배 같지 시인은 고문기술자들처럼 손톱 속을 파해치며 애절한 시를 쓰지 댄스에 젖은 멘스 중인 소녀가 슬픈 얼굴로 걸어가는 것 같아 직선과 곡선으로 이행하는 목, 목의 곡선은 고독한 내부의 응집을 감지하지 눈을 감으면 눈물이 주르르 흐르듯 죽은 자의 옆구리에 철썩 달라붙는 안개 속에서라야 아름다운 시가 나오는 것 같아



* 사람의 몸에는 365개의 경혈이 있다. 이 급소는 오장육부와 통하는 구근으로서 침술가가 침을 놓는 경혈로 쓰이지만 레슬러나 씨름꾼들이 상대를 쓰러뜨리는 급소로 쓰기도 한다.

 

 

강위덕. 안성 출생. 2008<스토리시문학>으로 등단. 미국 에피포도 예술인협회 문학부분(시 추천작가. 애리조나 타임스 문학컬럼 연재. 저서. <여호와 나의 피난처>, <성소 예수>. 수상. 한국전통 예술제 동양화 부분 대상. 미술 개인전 27. 세계작곡가 협회 회원. 교향곡 작곡 발표(뉴욕, 체코, 폴란드, 불가리라) 스카시데일 비엔날레 세계공모전 대표. 위화랑 관장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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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아님의 댓글

no_profile 하정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16년 &lt;동서문학&gt; 여름호에 실린 강위덕 시인의 시입니다. 즐감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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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선님의 댓글

no_profile 한만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분은 이시대의 샛별같이 빛나는, 수백년에 한번 있을까 하는  예술가예요. 우리 교단에 이런 분이 계시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하고 복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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