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아들의 생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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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대체로 생일을 맞으면 집에서 미역국 끓이고
전 몇가지 부치고, 과일 좀 준비를 하면 아하, 기쁜
생일을 맞은 것으로 알고, 간소하게 지내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제는 아주 색다른 잊지못할 사건이 터졌다.
어제 저녁 다섯 시 삼십분 쯤 집에서 가까운 둘레길
산책을 나섰다. 한 사십분쯤 걸었을까? 갑자기 우두둑
우두둑 하더니 소나기가 얼마나 거세게 쏟아지는지?
마침 우산을 하나 가지고 갔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낭패를 맞을뻔 했었다. 그래도 간신히
천우신조로 비를 피하긴 했지만, 여간 초라한 모습
으로 집에 들어오긴 했지만, 폭풍우에 나뭇가지들이
쓸어졌는지? 산골에 전기가 차단이 된것이다.
전기가 나갔으니, 자가 수도도 물 탱크로 하나 밖에는
샤워할 만큼의 물이 없는 것이다. 전기가 들어와야
취사도 하고, 샤워도 해야 하는데, 제대로 씻지도 못
하고 잠자리에 들어야만 했었다. Georgia Power
전기회사에서도 피해가 광범위 하니, 특별한 연락도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개, 고양이, 닭들 먹이를
주고, 고추, 오이, 호박, 들 깻잎을 따고는 집 안으로
들어서는데, 집 사람이 오늘은 천상 외식을 해야할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어떻게 전기가 복구가
되어서 불이 들어왔다. 아휴,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얼른 샤워들을 하고는 모처럼 셋이서 외식을 하려고
나섰다. 어디로 가지? 야채 샤브샤브가 좋겠다 그래서
11시쯤 식당에 들어섰다. 각종 버섯, 냉면, 메밀 국수,
야채, 찰 밥, 보리밥, 음료수, 요크루트, 과일 및 디저
트 까지 양껏 아주 실컨 먹을수 있어서 참 좋았다.
요한이 생일 날 아침에 오늘처럼 전기도 수도도 없이
지내기는 생전 처음인것 같았다. 오는 길에 Sam's
Club 과 Wall Mart , 그리고 시온 마켓에 들려서
필요한 생필품과 과일들을 사가지고 집으로 오는데
구도자 이남숙 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모님, 어디
세요? 집에서 케익을 만들었는데 가지고 가려고요!
네, 어서오세요! 저희도 집사님 드리려고 아침에 딴
야채를 가지고 나왔어요! 저희도 혹시 누구 꼭 필요
한 분을 만날것 같아서 선물을 준비 했었는데, 그게
공교롭게도 이 집사님 이시라니? 와! 이게 또 무슨
천우신조일까? 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을 살다보니 별별일을 다
만나게 된다. 날씨는 덥고, 갑작스런 소나기에 전기
도, 물도 없이, 저녁을 굶겨도 한 마디의 불만, 불평
도 없이 슬기롭게 위기를 대처하고 보니 어쩌면
화가 복이 되었나? 싶습니다. 사십을 맞이한 우리
아이의 얄궂은 생일 상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다.
- 다음글사행시 - 가정의 달 25.06.07
댓글목록

Jewooklee님의 댓글

사실은 그렇게 하고는 집에 돌아와서 보니 오후 네시가
되었습니다. 일, 화, 목요일 저녁에는 테니스 크럽 모임
이 있는 날이어서 카톡으로 연락들을 해서 6시에 만나
기로 했습니다. 8명이 모여서 두 코트에서 서로 돌려가
면서 세 게임을 재미있게 치고 왔습니다.
오늘 따라 좋은 파트너를 만나서 서둘지 말고, 침착하게
치기로 약속을 하고 쳤는데, 작전이 주효 했는지? 전승을
거둘수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세상을 다 얻은듯이 보람찬 하루를 맺습니다. 내일 모래
저녁에도 한 목사님께서 저녁을 내시겠다 그래서 그럼
야채 샤브샤브가 좋더라고 했더니, 사실은 냉면을 먹기로
했었는데, 선뜻 장소를 바꿔 주셨습니다. 느지막에 좋은
분들과 어울려 이런 얘기, 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비슷
비슷한 수준끼리 공을치는 즐거움에 휩싸이다 보면 하루,
일주일, 한달이 그냥 휙휙 날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