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양철지붕 위의 욕망 -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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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지붕 위의 욕망 -한혜영
교회당 종소리
달아오른 양철지붕 위에서 듣습니다
내려오라는 사람도 없고
내려갈 생각도 없이,
뜨거워진 발바닥을
교대로 들어 올리며
까딱 잘못 디디면
실족할 곳에 아슬아슬 머물고 있습니다
높은 곳에 대한 욕망 때문에
달아오른 양철지붕 위로 올라가
발바닥 데어본 자는 알 테지요
신경 전부가
발바닥으로 몰려가서
먼 곳은커녕 예배당 꼭대기
십자가조차 올려다볼 여유가 없다는 것,
그런데도 나는
어쩌자고 높은 곳을 포기 못하고 모순의 시간을 버티는 것일까요
불화살처럼 내리꽂히는
땡볕을 온몸으로 받으면서
2025년 가을호 [동행문학] 발표
- 다음글깊어가는 가을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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