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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행복의 어느 한 부분은 늘 불행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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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11월 햇살이 햇 콩을 털고있는 게으른 농부의 등짝에 따스하게 

비취는 한가한 오후입니다. 저희가 교역을 접으며 산골에 정착을 


한지도 벌써 7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 동안 저희는 한적한 곳에

작은 둥지를 틀고 소박한 삶을 아주 오랫동안 즐기며 살았습니다. 

400여평 자그마한 밭을 경작하면서 봄엔 딸기와 오디를 내 평생


그렇게 실컨 먹어본 적이 없을만큼 호사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여름철에는 풋 오이, 애호박, 상추, 고추, 살구, 자두, 뭐

얼마나 많이씩 나는지?  신바람이 날 정도로 풍성한 식탁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모기며 파리, 개미와 벌레들이 물어대는 것도 다

넉넉하게 웃으며 넘길수 있었다. 그런데, 뽑아도 뽑아도 끝이없는 

잡초는 정말 골칫거리 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토마토와 옥수수 


를 꺽어먹는 재미속에 한 여름을 지나고나면 밤, 감  대추가 얼굴을

붉히기를 시작합니다. 그 소담한 열매들을 한 알, 한 알 모아서 찌고,

삶고, 무쳐먹는 맛이 얼마나 좋은지? 예전에는 미쳐 몰랐었습니다. 


그러다보면 포도, 사과, 배가 단맛을 뿜어 냅니다. 와! 우리 하나님의

위대한 예술 작품속에 안기어 살면서 장미, 나리, 백합, 칸나, 목 백일홍

엔젤스 트럼펫, 코스모스, 국화, 아이리스, 천리향 꽃 향기까지 사계절


세심한 솜씨를 감상하며 즐거운 땀방울을 흘리다보면 서리태 검정콩

도라지, 더덕, 싱가마스, 야곤, 고구마, 토란을 캐내야 한다. 끝으로

무우, 배추, 갓, 당근을 잘 갈무리 해두면 어지간한 추위쯤은 별 탈없이


지내곤 했다. 그런데,  꿈결같은 산골생활 7년여 만에 그만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을 했다. 사시사철 밭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씨뿌리고,

풀 뽑고, 거둬들이던 안해의 허리에 그만 협착이 오기를 시작한 것이다. 


여기저기 아프이, 슬프이  야단이 났다. 병원, 접골원, 한방 다 다녀봤다.

뭐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런다. 산골에 내려와 살면서 가장 풍성하고,

가장 넉넉하고, 가장 즐거운 시절이었었는데, 이걸 어쩌란 말인가?


난 아직 밥 할줄도 모르고, 빨래할 줄도 모르고, 집안 정리할 줄도

모르는데, 이걸 어쩌란 말인가? 아프다 그러면서도 부엌엔 얼신도

못하게 했었는데,  이제는 냉장고에서 반찬 꺼내고, 집어넣기, 빈


그릇과 숫가락 젓가락 챙기기를 즐겨 돕고있다. 이것 저것 잔소리가 

듣기 싫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래 내가 이 사람 손에서 밥을 얻어

먹다가 가는게 상팔자일것 같은 생각이든다. 옛말에 골골 팔십이라는


말이있다. 그쯤되면 오늘도 좀 쉬엄쉬엄 가을 겉이를 했으면 좋으련만!

아침 숫가락을 놓자마자 말려 놓은 콩 털고, 고구마 캐고, 토란 캐야하

는데, 하루 해가 너무 짧다며 밖으로 나가고 없다. 아이고,  하나님! 저희


안해에게 안찰해 주셔서 저희 노년이 주님 은혜로 복을 얻게 해 주시옵소서!

추신 - 저희 안해가 아프다 그랬더니,  세상에 젊은 돌싱들, 경상도, 전라도

일본, 중국, 대만에서 Facebook 친구 요청이 쉐도를 한다. 저희 집 사람 아주


멀쩡합니다. 금방 안 죽습니다. 저의 사전에 재혼은 절대로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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