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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교 나는 이렇게 덥고 복잡한 교회는 다시는 안 올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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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덥고 복잡한 교회는 다시는 안 올 거예요.”

성민이가 말했다.

 

델리 교회는 대부분이 가족교회로 구성되어 있었다. 힌두교가 강한 지역이기 때문에 교회 건물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오히려 공격의 대상이 될 뿐이었다. 그래서 교회는 십자가나 교회 문패도 없이 가정을 개조하여 사용하였다.

금요일 저녁 우리가 방문한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긴 직사각형 모양의 3층 건물 중 맨 아래를 교회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 가정 교회에는 들어가는 입구 말고는 공기 통할 창문도 없었고 그렇다고 에어컨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작은 가정교회 안에 적어도 5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여인들은 두빠따(전통 의상에 있는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아이들은 바닥에 앉아 가져온 종이에 그림을 그리곤 했다. 우리는 손님이라고 맨 뒤쪽에 있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게 했다. 교회에서 가장 좋은 자리였다.

남편의 설교와 인도 목사님의 통역이 길어지자 아이들은 졸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도착한지 이틀 째 되는 날이었으니 시차적응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후덥지근한 교회 안의 공기가 아이들에게 잠을 선사했는지도 모른다.

예배가 마쳐지고 교회 목사님이 준비한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나니 벌써 10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윙윙 거리며 달려드는 모기들도 의식하지 못한 채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면서 잠을 자고 있었다.

성민아. 현민아. 일어나. 집에 가자.”

아빠의 목소리가 들리자 잠에 취한 아이들이 몸을 거의 겨누면서 일어났다.

얘들아. 빨리 신발신고 나가자. 차를 타려면 15분은 걸어가야 한데.”

이제 막 잠에 깼는데 다시 걸어가야 한다는 말에 성민이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아빠. 이게 뭐예요? 교회도 너무 좁고 더워서 힘들었는데 15분이나 걸어가야 한다고요? 진짜 너무해요. 나는 이렇게 덥고 복잡한 교회는 다시는 안 올 거예요.”

씩씩 거리며 걸어가는 성민이 뒤를 따라가면서 남편이 내게 말했다.

여보. 난 성민이가 저렇게 짜증을 내는데도 왜 이렇게 사랑스럽지? 성민아. 같이 가자.”

남편은 내게 이 말을 던지고는 성민이에게 다가갔다. 성민이는 구시렁대며 아빠에게 짜증을 내는 듯 하더니 어느새 아빠와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었다.

 

인도로 돌아오는 비자를 받았을 때 가장 기뻐했던 아이도 성민이였지만 가장 아쉬워했던 아이도 성민이였다. 이제 6학년이 된 성민이는 더 편하고 깨끗한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 했었다. 어찌 그 마음을 모를까.

성민아. 한국이 좋아도 엄마 아빠를 따라 오는 네가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 지금은 다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말이야. 분명히 지나고 나면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곳이 성민이에게 가장 좋은 곳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엄마는 확신해.’

아빠와 아들이 늦은 저녁 델리의 골목길을 걸어가고 간다.

어두컴컴한 골목길에 그들의 뒷모습에만 환한 조명이 비춰진다.

그렇게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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