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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원인 '헬리코박터균' 키스로 전염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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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창준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8.04.24 17:40 조회수 10,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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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석서 헬리코박터균 DNA 발견
내시경 통해 감염될 확률도 높아
두 남자가 나란히 앉아 경쾌하게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고, 그 뒤로 한 여자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때 익살스레 흘러 나오는 멘트. "죽마고우(竹馬故友) 두 친구의 위 속에 헬리코박터균을 심은 것은, 키스였다."

최근 TV에 방영되고 있는 모 음료회사 광고<사진>의 한 장면이다. 친구 사이인 두 남자가 한 여자와 모두 키스를 했다는, 다분히 선정적인 이 광고는 만성위염, 위궤양, 위암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의 전염 수단이 키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헬리코박터균은 정말 단 한 번의 키스로 전염이 될 수 있을까?

헬리코박터균의 확실한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장 강력하게 의심되는 것은 입에서 입으로의 전염이다. 이 균은 위 점막 표면 젤리처럼 끈적이는 점액에 기생한다. 따라서 평상시 입 안에는 헬리코박터균이 없으며, 따라서 키스를 해도 균이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구토를 한 직후나, 위식도역류 환자인 경우엔 위 속 헬리코박터균이 일시적으로 구강까지 올라온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키스를 하거나, 술잔을 돌리거나, 국이나 찌개를 함께 먹으면 균이 전염될 수 있다. 아직 정설은 아니지만 스케일링을 하지 않아 치석이 많은 사람도 이 균을 옮길 수 있다. 치아 표면에 침착된 치석에서 헬리코박터균 DNA가 발견됐기 때문.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DNA만으로는 치석에 붙어있는 균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만약 균이 살아있다면 키스로 전파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설사 입 속에 이 균이 있다 하더라도 단 한 번의 키스나 술잔 돌리기 등으로 헬리코박터균이 옮아갈 확률은 크지 않다. 균이 옮겨졌더라도 그것이 위로 내려가 생착(生着)하기까진 많은 '난관'이 따르기 때문.

따라서 가족이나 부부처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생활해야 전염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 모두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을 때 아이가 감염될 확률은 약 40%며, 부모 모두 감염되지 않았을 때 아이의 감염확률은 약 3%에 불과했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상길 교수는 "엄마나 할머니가 음식물을 씹어 아이 입에 넣어주거나 뜨거운 것을 입김으로 식혀서 주는 경우도 많은데, 이 때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분(人糞)을 비료로 썼던 과거엔 감염자의 대변으로 나온 균이 채소에 묻어 있다 먹는 사람의 입을 통해 전염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분에 오염된 지하수나 우물물을 통한 감염도 거의 없어졌다. 그러나 과거에 없던 새로운 전염 매개체가 생겼는데 바로 내시경이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환자에게 사용됐던 내시경을 철저하게 소독하지 않고 다른 환자 검진에 이용하면 감염될 확률이 높다.

재미있는 사실은 내시경 검사를 하는 의사도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높다는 것. 1996년 말레이시아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내시경을 시행하는 의사의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32.9%로 11.3%인 보통 사람에 비해 3배 가까이나 높았다. 내시경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환자의 침이 튀어 감염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최근엔 애완 고양이나 양에서도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어 이를 통한 전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파리가 이 균을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한편, 일단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의사 판단에 따라 항생제를 이용해 제균(除菌) 치료를 해야 균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 항생제 치료로 균이 없어질 확률은 65~80%며, 제균이 된 뒤 재감염 되는 경우도 있다.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는 "항생제 치료를 받아 제균이 된 뒤 재 감염되는 확률이 매년 2%씩 높아진다"며 "처음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을 때와 동일한 생활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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