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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목) - 고통스러운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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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다가 시몬이란 구레네 사람을 만나매 그에게 예수의 십자가를 억지로 지워 가게 하였더라”(마 27:32).

모든 게 아주 빨리 진행되었습니다. 북아프리카 출신의 유대인 시몬이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군중을 헤치고 예루살렘으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같은 시각, 로마 병사들이 예수님을 예루살렘 밖으로 호송하고 있습니다. 채찍질로 피투성이가 된 예수님이 무거운 십자가 대들보를 지고 휘청거리며 걷다가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바닥에 쓰러집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병사들이 시몬을 붙잡아 억지로 십자가를 지웁니다.
그날은 시몬의 일생에 가장 중요한 날이었지만 당시 그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그가 아는 것이라고는 어깨가 찢어질 것 같은 느낌, 빨리 움직이라고 다그치는 병사의 재촉, 마치 자기가 죄를 지어 십자가를 멘 것처럼 바라보는 군중의 시선 등이 전부였습니다. 그것은 수치스럽고 불쾌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경험이 그의 일생을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시몬입니까? 어떻게 병사들은 군중 속에서 시몬을 선택했던 것일까요? 성경은 그 사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의 체격이 컸나 봅니다. 아니면 예수님이 비틀거리다가 쓰러졌을 때 시몬이 가장 가까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매력적인 이유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시몬의 표정과 동작이 예수님을 동정하는 모양새였고 그때문에 무정한 군중과 다르게 눈에 띄었을 수도 있습니다.
시몬이 선택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그가 예수님과 함께한 짧은 시간 동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마가복음에서 마가는 “알렉산더와 루포”를 시몬의 아들들이라고 말합니다. 마가복음의 첫 독자인 로마 교인들이 이미 이들을 알고 있다는 어조입니다(막 15:21). 로마서 16장 13절의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라는 바울의 기록에서도 얼마간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 15장 21절과 로마서 16장 13절의 관계를 알 수는 없지만, 예루살렘으로 향하던 그 운명의 날에 시몬이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만났고 이후 그 경험을 자기의 두 아들에게 전한 것만은 확실합니다.
예수님을 만나는 길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그 경험에는 넘치는 보상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지금도 고통에 처한 남녀들을 만나고 계십니다. 병상에서, 사별의 슬픔 속에서 그분을 만나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수님은 그들 모두에게 져야 할 십자가와 그분을 섬기는 영광스런 기회를 제공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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