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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화) - 왕국의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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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두 행악자도 사형을 받게 되어 예수와 함께 끌려가니라 …달린 행악자 중 하나는 비방하여 이르되 네가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 하되 하나는 그 사람을 꾸짖어 이르되 네가 동일한 정죄를 받고서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느냐 우리는 우리가 행한 일에 상당한 보응을 받는 것이니 이에 당연하거니와 이 사람이 행한 것은 옳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 하고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눅 23:32~42).

대화를 나누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였습니다. 벌거벗겨져 피 흘리는 세 사람이 십자가에 고정되어 바짝 조여든 허파를 위해 발을 뻗으며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중요한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 이렇게 이상한 곳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진짜 범죄자 두 명과 무죄한 예수님 사이에 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마태에 따르면 군중들의 야유에 편승하여 두 행악자도 “마찬가지로 예수를 욕하였”습니다(마 27:44, 새번역). 그러나 마냥 그런 것은 아닙니다. 무심한 군중이 놓친 무언가를 강도 중 한 사람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강도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는 예수님에게 빈정거리는 말투로 “네가 그렇게 대단한 그리스도라면 왜 가만히 있느냐? 왜 여기서 너와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말했습니다.
그때에 맞은편 강도가 다시 한번 예수님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분이 병자를 고치고 자비를 베풀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갑자기 믿음이 샘솟고 소망의 불꽃이 타올랐습니다.
조롱 소리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한 사람이 확신에 찬 소리로 외칩니다. 겉모습을 초월하여 예수가 누구인지 핵심을 간파한 사람의 소리입니다. 이 강도는 “상처를 입으시고 조롱을 당하시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에게서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을 발견했습니다. 희망 없이 죽어 가던 영혼이 죽어 가시는 구주께 자신을 맡길 때에 그의 목소리에는 고민과 희망이 뒤섞이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라고 그는 부르짖었습니다”(소망, 750).
절망과 희망, 낙담과 믿음, 죄와 새로운 가능성. 성령께서 이 강도의 마음에 새로운 확신과 그리스도를 위해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자 이 같은 생각과 감정이 그의 마음에 솟구쳤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볼 때 이와 똑같은 감정이 우리 영혼에 흘러넘쳐야 합니다. 자신을 버리고 자기의 절망적 상황을 깨달을 때에만, 우리는 왕국으로 향하는 자기 나름의 길을 버리고 그분의 무한한 자비에 자신을 내던져 하나밖에 없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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